
겉보기엔 평범한 안경. 하지만 안경테에 숨어 있던 작은 카메라 렌즈와 표시등이 한 수험생의 시험을 멈춰 세웠습니다.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쓰고 국가자격증 시험에 응시한 20대가 결국 공소청에 송치됐습니다. 학교 내신 시험에서도 AI 안경 커닝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다음 달 수능을 앞둔 교육 현장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1. 📸 '문제를 풀어달라'…AI 안경 쓰고 자격증 시험 본 20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한 정보처리기사 시험에서 AI 안경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20대 남성 A씨를 형법상 업무방해·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최근 서울 동부지방공소청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A씨는 지난 5월 22일 AI 안경과 연동된 스마트폰 앱에 '문제를 풀어달라'는 명령어를 미리 입력한 뒤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험 감독관은 시험 도중 A씨의 안경테에서 카메라 렌즈와 표시등을 발견해 부정행위를 적발했습니다.
다만 A씨가 다른 사람과 부정행위를 공모하거나 스마트 안경으로 문제를 촬영해 외부로 유출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혼자 안경을 쓰고 응시한 것만으로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2. 🏫 내신까지 파고든 AI 안경…교사들은 "실물을 못 봤다"
AI 안경 커닝은 국가시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올해 1학기 기말고사 감독을 하던 교사가 "안경이 보통 안경과 좀 다르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될까 시험이 끝난 뒤 확인해보니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안경이었고, 학생의 휴대폰에서는 안경과 연계된 앱 사용 기록까지 나왔습니다. 해당 학생은 0점 처리됐습니다.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시험장에서 스마트안경을 소지했다가 적발됐습니다. 시험 직전 평소엔 쓰지 않던 안경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교사가 눈여겨본 덕분이었습니다. 학생은 시험지를 받은 뒤 안경을 가방에 넣었지만, 전자기기를 지니고 있는 것 자체가 부정행위라 시험은 0점 처리됐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1년(25년 2학기·26년 1학기) 동안 서울 중·고교 정기시험에서 적발된 스마트안경 부정행위는 2건입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교 시험에서 발생한 일반적 부정행위는 의무 보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재시험이 필요한 중대한 사안만 조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적발되지 않은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사각지대인 셈입니다.

3. 🚨 지능형 부정행위 확산…수능도 비상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단이 주관하는 국가자격시험에서 스마트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는 5건, 스마트폰을 사용한 부정행위는 4건 포착됐습니다. 국가시험과 대학 입시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는 최근 들어 증가 추세입니다.
연세대는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에서 진행된 자연·통합계열 수학 논술 시험에서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을 적발해 형사고발을 검토 중입니다. 올해 개별 대학 대입 수시 논술고사에서는 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최근까지 3건 발각됐습니다.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건국대 한 학과 중간고사에서는 초소형 카메라와 스마트워치, AI를 결합한 지능형 부정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만점을 맞은 학생을 수상히 여긴 교수가 같은 문제를 직접 풀어보라고 요구했고, 학생은 결국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대학 측은 해당 학생의 시험을 0점 처리하고 F학점을 부과했으며, 해당 학과는 기말고사부터 모든 종류의 카메라와 시계 반입을 금지하고 안경도 검사하기로 했습니다.
⚠️ 2027학년도 수능, 스마트안경 반입 금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부터 스마트안경을 수능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했습니다. 교육부는 의심 수험생에게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도록 요청하고, 불응 시 부정행위로 처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전국에 배포했습니다.
당장 다음 달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스마트안경은 큰 변수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부터 스마트안경을 수능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했습니다. 교육부는 최근 '2027학년도 수능 주요 상황별 대처요령 시나리오'를 전국 시도교육청에 배포했습니다.
| 시험 전 | 스마트안경을 쓴 것으로 의심되는 수험생에게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도록 요청.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음 |
| 시험 도중 | 의심되는 수험생을 지켜보다가 해당 교시가 끝나 문제지와 답안지를 거둔 뒤 확인. 판단이 어려우면 다른 감독관과 협의 |

4. 👀 "눈으로 구별하라"…이중 부담에 떠는 교사들
문제는 시험장에서 스마트안경 착용 여부를 가려낼 방법이 감독관의 육안 확인뿐이라는 점입니다. 스마트안경 실물을 본 적 없는 교사가 적지 않아 일반 안경과 제대로 구별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수능 감독관 교육은 보통 시험 하루 전날 2~3시간가량 진행되고, 실물을 직접 보여주며 교육하는지도 교육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안경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동영상 연수만으로 실제 시험장에서 제대로 걸러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의심이 가는 수험생에게 '안경을 벗어달라' 요구하는 과정에서 민원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11년차 중학교 교사 B씨는 "감독관이 안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 학생이 먼저 신고하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잘못 의심해도, 놓쳐도 걱정인 이중 부담이 교사들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5. 💡 첨단 기기에 아날로그 적발…전문가들이 말하는 해법
기술은 첨단인데 적발 방식은 여전히 아날로그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논설은 "감독관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첨단 전자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험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입실 단계 사전 확인 절차, 카메라·무선통신 모듈 탐지 장비 도입, 무선통신 차단 방안 검토를 주문했습니다.
이찬규 중앙대 인공지능인문학연구소장은 "고도의 탐지 장비를 넘어서는 신기술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논문 제출 시 연구노트를 내는 것처럼 '과정' 자체를 평가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교육당국 차원의 공통 가이드라인 재정비와 대학의 AI 윤리 교육 의무화를 실효적 조치로 꼽았습니다.
맺음말
안경 하나로 시험의 공정성이 흔들리는 시대입니다. 한 명의 부정행위가 정직하게 시험을 치른 수십만 수험생의 노력을 허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AI 안경을 쓴 20대 수험생의 송치는 기술이 앞서가는 만큼 제도의 발걸음도 빨라져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탐지 장비를 도입하든, 평가 방식을 바꾸든, 시험장에 들어서는 모든 수험생이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이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
📌 핵심 정리
- 정보처리기사 시험에서 AI 안경 부정행위를 한 20대가 업무방해·국가기술자격법 위반으로 공소청에 송치됐습니다.
- 올해 공단 주관 국가자격시험에서 스마트안경 부정행위 5건, 스마트폰 부정행위 4건이 포착됐습니다.
- 내신·수시 논술·대학 중간고사로 번진 지능형 부정행위에 수능(11월 19일)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 육안 식별에만 의존하는 적발 방식에 교사들은 "민원도, 놓친 책임도 두렵다"고 호소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AI 안경을 착용만 해도 처벌받나요?
시험 중 소지 자체가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중학교 사례에서는 시험지를 받은 뒤 안경을 가방에 넣었지만 전자기기 소지 자체가 부정행위라 0점 처리됐고, 국가자격시험에서는 업무방해·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형사 송치된 사례가 나왔습니다.
Q. 스마트안경은 일반 안경과 어떻게 구별하나요?
안경테의 카메라 렌즈나 표시등이 단서가 됩니다. 이번 사건도 감독관이 안경테의 렌즈와 표시등을 발견해 적발했습니다. 다만 육안 구별이 쉽지 않아 교사들은 "실물을 본 적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Q. 수능에서는 어떤 조치가 취해지나요?
올해부터 스마트안경은 수능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됐습니다. 의심되는 수험생에게는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도록 요청하고, 요구에 불응하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실제 확인은 해당 교시 종료 후 진행됩니다.
Q. AI 안경 커닝의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번 사건의 20대 수험생은 불구속 상태로 공소청에 송치됐습니다. 학교 시험에서는 0점 처리와 F학점 부과가 이뤄졌고, 대학 입시 논술에서는 형사고발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형량은 재판을 통해 정해집니다.